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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의 화를 읽다
월요일 아침 좀 일찍 일어났다. 월요일마다 남편이 좀 일찍 출근하기 때문이다. 월요 회의에 참석해야 되어 남편은 평소보다 2시간 일찍 나갔다. 내가 잠에서 깰까 봐 조용히 준비하고 나갔다. 그래도 그 소리가 내 귓가에 스치는 순간 잠은 저 멀리 달아나고 나는 일어나게 된다. 아침 기지개를 켜고 물 한 컵을 데워서 마신다. 침대를 정리하고 하루의 시작을 나에게 알린다.
늘 집에 있는 사람이라 그날이 그날같이 옷이고 얼굴이고 치장이 없다. 오늘은 특별히 세수를 하고 선크림을 발라봤다. 며칠 전 뉴스를 통해서 선크림을 40년 동안 얼굴만 발랐더니, 목과 얼굴의 주름이 확연히 차이 나는 것을 기억했다. 나도 얼굴이라도 선크림을 바르고 살아야겠다. 늙어서 더 쭈글쭈글한 얼굴을 보지 않으려면 오늘부터라도 신경을 써야 할 터. 그래서 뜬금없이 선크림을 바르고, 왠지 다른 분위기로 월요일을 맞이 하고자 펑퍼진 반바지를 롱 샤링 꽃무늬 치마로 갈아입었다. 조금 마음이 상쾌해진다. 거울에 비친 조금 화사해진 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좀 나아진다.
어제 읽다가 남겨둔 틱낫한의 (화)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화가 날 때 어떻게 하면 화라는 감정에 잡혀 먹히지 않고 그래도 평정심을 조금이라도 유지할 수 있을까? 비법을 오늘은 기필코 배워봐야지.... 틱낫한의 깊은 지혜를 내 것으로 하리라.
틱낫한의 화를 몇 장 읽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9시가 지날 때쯤 쌀을 불리고 밥을 했다. 아무래도 에너지가 달리는 기분이다. 밥을 먹어야겠다. 밥을 먹고 마저 읽어야지. 간단히 밥을 먹고 다시 틱낫한의 화를 읽는다. 책을 읽을 때는 이해가 가는데, 책을 덮으면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이젠 머리가 예전 같지 않다. 뭐라도 마음에 새겨야겠다. 그래야 화가 났을 때 써먹을 수 있으니까.
틱낫한이 말해준 화가났을 때 화를 다스리는 법
틱낫한은 화가 났을 때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화를 다스리는 법을 말해준다.
제일 먼저 화가 났을 때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화가 났을 때 말을 하면 화난 말을 할 것이다. 그 말은 나의 분노의 표출이다. 그래서 최대한 상대방을 찌르려는 말을 하고, 내가 이렇게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표현한다. 이런 말은 화를 줄이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화가 나서 나쁜 말을 하면 상대방도 기분이 더 나빠져서 더 심한 말을 하게 된다. 그러면 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커지게 된다.
틱낫한은 다음에 할 일로 호흡을 하라고 한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들이쉬고 내쉬고.... 또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면서 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내쉬면서 배가 들어가는 것을 본다. 이렇게 화가 날 때 간단히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화가 나거나 당황했을 때, 하나 둘 셋 하고 숫자를 세면 조금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호흡에 잠시 집중하는 것으로 나의 화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밖에 나가서 걷기를 하면 좋다. 일단 화가 난 장소를 벗어나는 것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걷는 것에 집중한다. 걷는 발걸음, 나의 걷는 행위, 주위의 사물... 이런 것을 보면서 잠시 걷는다. 걸으면서 아까 화가 난 상황을 곱씹지 말아야 한다. 그냥 잠시 걷는 것에만 집중해본다. 그러면 내 안의 화가 조금 더 누그러진다.
그리고 틱낫한은 이제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한다. 나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내가 화가 났음을 자각하고 화가 난 나를 그대로 인정해준다. 화는 무의식에 씨앗처럼 있다가 어떤 사건으로 화를 건드려서 화가 깨어나고 점점 자라나서 나의 의식의 세계로 건너온 것이다. 이 화를 부드럽게 바라봐준다. 화가 날 수 있다고 인정하고 따뜻하게 대해준다. 그리고 나의 내면을 위로해준다. 화를 아기라고 생각하고 포근하게 감싸 안아준다. 이제 내 안의 화가 점점 작아져서 내게 그리 큰 고통이 아니다.
이제는 내게 화가 나게 만든 상대에 대해서 생각한다. 상대의 내면을 살펴본다.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곰곰 생각해본다. 그가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은 없는지. 그의 결핍이 무엇인지, 그의 환경이 힘든지....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에게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가 그렇게 했던 이유를 알게 되면 그를 연민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그를 이해하게 되고 나의 화도 누그러질 수 있다.
이렇게 화가 날 때, 틱낫한은 우리가 화를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준다. 요약하면, 일단 화가 나면 말을 삼가고, 몇 번의 호흡을 하고, 될 수 있으면 밖에 나가 걸으면서, 나의 내면을 먼저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상대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화는 어느새 줄어들고 다시 평정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틱낫한이 가르쳐준 화를 다스리는 법을 평소에 기억하고 실천해봐야겠다.
화에 휘둘리지 말고 화를 잘 다스리자
화라는 감정은 죽을 때까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화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고 화를 낼 수 있고 , 화에 휩싸일 수 있다. 우리 인간은 그런 존재다. 하지만, 화에 휘둘려서 인생을 불행에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잠시 화가 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오래도록 그 화에 휘둘려서 화라는 감정에 빠져 있으면 우리는 불행해진다.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화를 잘 다스리는 것은 중요하다.
살면서 화에 휘둘리지 않고 살려면 오늘 이 지침들을 언제나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겠다. 오랜 수련으로 얻은 지혜의 가르침을 내 것으로 해서 나도 언제나 평온한 삶을 살아야겠다. 이런 가르침은 나의 마음에 나침반이다. 내가 불행의 길에 들어서지 않도록 이 지혜를 간직해야겠다. 화를 잘 다스려야겠다.
요즘 나의 관심은 마음에 관한 것이다. 우리 마음이 평온하고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음의 고통을 많이 느꼈다. 편안치 않은 상태, 뭔가 개운치 않고 힘든 마음, 복잡한 생각들, 불안, 죄책감, 우울함, 자신이 없는 마음.... 이런 것들을 잘 알아서 나의 나머지 시간은 행복해지고 싶다. 그래서 틱낫한의 (화)라는 책을 집어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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