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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들을 보며 공부 잘한 사람은 얼만큼 성공했을까?

 

어릴 적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다. 우리가 둘러앉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어릴 적 친구 이야기다. 나이 드니 동창들 소식이 많다. 동창들 카톡에 부모님 상당한 소식부터, 자녀 결혼식, 자식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느니, 선생이 되었다느니, 자식 자랑 까지.... 매일 카톡은 울려대고 남편은 친구들을 떠올린다. 

 

남편은 공부를 잘했다. 그와 친했던 친구들은 자기와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은 그저 그렇게 그리 큰 고생하지 않고 무난히 산다. 하지만, 뭔가 크게 성공한 느낌은 아니다. 그냥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안정적이고, 크게 부침이 없는 삶이다.

 

카톡에 올라오는 친구들은 그 시절 공부도 못하고 별로 주목받지 못하던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동창회 회장이나 임원을 도맡고 있으며 잘 나간다. 공부 잘한 친구들은 이제 동창회도 안 나간다. 그들은 그저 조용히 산다. 왜냐하면, 동창회 나가서 밥을 사려면 밥값이 엄청난데, 그 돈을 쓸 만큼 여유 있지 않아서다. 그리고 어릴 때 존재감이 없었던 친구들이 성공한 것을 보면 왠지 배가 아프고 속이 상해서이다.

 

속도 모르고 공부를 못해서 가방끈이 짧은 친구들은 많이 배운 친구들은 얼마나 잘살까 생각한다. 자기들보다 많이 배운 그들은 지금 자기들보다 잘 나가고 경제적으로도 더 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늘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인생 50 넘어서 인생의 성적표를 까 보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보게 된다. 그렇게 똑똑해 보이고 잘 나가던 성적 좋은 친구들은 그저 이름 없이 조용히 살고, 그때 너무 공부를 못하고 말썽만 부리던 친구들은 이제 동창회에서 한가닥 톡톡히 한다.

 

그 친구들은 회사를 차리거나, 가게를 하고 있다.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회사를 다니지 않고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한 것이다. 아마도 회사를 다니기에 학력도 짧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나갈지 몸으로 부딪치면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과를 올렸다.

 

공부 잘하는 사람

 

공부 잘하는 사람은 회사에 들어가기가 쉬웠다. 그래서 회사에 충성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지금 남은 것은 겨우 아이들 가르치고 집 한 채를 가지고 퇴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기의 업적은 없다. 그리고 돈도 넉넉하지 않다. 월급은 늘 부족하고 죽지 않을 만큼만 회사에서 준다. 너무 많이 주면 조금만 힘들어도 때려치울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흘러 뒤돌아보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해보면,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능력을 증명한 셈이다. 회사에 들어감으로 내가 주도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당장 회사에 들어가면 안정감을 주고 돈을 주기 때문에 너도나도 회사로 달려간다. 나를 회사에 팔아버리고, 나의 것을 이룰 기회를 잃어버린다.  그렇다고 회사 다니는 모든 사람이 이렇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나의 생각이다. 

 

회사를 들어가지 못한 사람은 나를 먹여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궁리를 한다. 여기서부터 아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회사에서 꿀을 빨고 있는 공부 잘하는 친구와 달리 그들은 이 생존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생각하게 된다. 회사 밖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이리 해보고, 저리 해보면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자신이 잘하는 일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에 헌신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들 자신의 뭔가를 남기게 된다. 하다못해 가게 하나라도 온전히 자기가 일구어 놓은 자기 작품이 되는 것이다.

 

회사에 몸 바쳐 헌신하는 사람 대부분은 이사가 되지 못하고, 부장 언저리에서 퇴직을 한다. 그것만 해도 그들의 세계에서는 성공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회사생활도 만만치 않고 진급을 하는 것도 뼈를 갈아 넣고 영혼을 팔면서 충성해야 얻어진다고 하니 말이다. 그들은 50 넘어서 명퇴라는 것을 하고 치킨집 사장이 된다. 그러나 치킨집 사장님은 몇 년 지나지 않아서 대부분 빚을 지고 망하고 만다. 그들은 뼛속 깊게 회사에서 하라는 일만 하는 순응적 인간으로 돼버려서 이렇게 주도적인 일은 제대로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빚더미에 앉아서 노후를 걱정하면서 나머지 인생을 살게 된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이 회사에서 퇴직하고 작은 가게를 열었다가 망한다. 차라리 그 돈을 잘 나누어서 쓰면 빚은 안 지고 노후를 보내는데 말이다. 딴에는 그깟쯤이야 하면서 호기롭게 가게를 차리고, 회사 밖에서 된통 당한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 공부 못한 친구들이 몇 번쯤 망하면서 익힌 것을 하루아침에 얻으려고 하니 그렇게 된 것이다. 딱 한번 망했는데, 일어날 수가 없다. 이젠 너무 지치고 힘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가 최고일까

 

이런 것들을 수도 없이 보면서도 공부가 최고예요.... 하면서 아이들을 닦달을 한다. 공부가 최고 예요는 회사에 들어가 충성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그래도 괜찮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 밖에서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산다면 그건 정말 최악이 되는 것이다. 퇴직하고 그런대로 조용히 산다면 그것도 나름 괜찮은데, 괜히 비즈니스를 우습게 보고 뛰어들면 정말이지 위험한 고비를 넘겨야 하는 것이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다들 성공을 경제적인 성공에 초점을 맞춘다. 지금까지 나 자신도 돈을 많이 벌었느냐에 따라서 성공을 이야기했다. 여기 동창회도 마찬가지였다. 경제적인 관점으로 성공을 말하자면, 돈을 많이 번 사람이 무조건 성공한 사람이다. 하지만, 돈 만을 성공의 잣대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부를 많이 했건, 적게 했건 그가 지금 편안하고 행복하다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회사 생활하면서 힘들게 그 삶을 이겨냈을 것이고, 공부를 적게 한 사람은 자기의 기업을 일으켜 세우려고 많은 풍파를 겪었을 것이다. 인생은 어디에 있던지 고생길이다. 

 

공부 못했던 동창들이 지금 잘 나가는 것을 보고 속이 상했을 사람들은 그들의 고생을 들여다보면 좋을 듯하다. 그들은 회사 다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노력했을 것이고, 더 많은 힘든 일을 겪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보상으로 경제적으로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그의 인생이 꽃길만 있는 것이 아니고, 공부를 못한다고 무조건 비렁뱅이로 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아이들 공부에 너무 매몰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그저 회사에 맞는 인간이 아니라는 단지 그 하나만을 증명한 셈이다. 그 외 더 많은 가능성을 회사 밖에서 더 빨리 찾아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어디든 고생은 있겠지만, 단지 회사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 밖이 무조건 기회의 땅은 아니다. 그저 그 사람의 생긴 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든, 아니면 저기서든 헤쳐나가면서, 오늘의 행복을 가지길 바랄 뿐이다.

 

동창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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