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단편소설/목걸이/줄거리/감상

 

모파상은 300여 편의 단편소설을 썼는데, 그중 짧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단편소설 목걸이를 읽고 줄거리와 감상에 대해 써보겠다.

 

목걸이 줄거리

 

마띨드 르와젤, 그녀는 늘 화려하고 아름답고 주목받기를 갈망했다. 신은 그녀에게 너무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집에 태어나게 했다. 가난한 그녀는 지참금도 없고,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것이 없어서 하급관리와 결혼했다.

 

허름한 집과 벽, 망가진 의자와 낡은 카펫을 보는 것은 고통이다. 그녀의 마음속엔 온갖 화려하고 우아한 가구, 깨끗한 벽, 잘 차려진 식탁으로 가득 찬데 현실은 너무 초라했다. 그래서 그녀는 불행했다.

 

어느 날, 저녁이 맛있다고 칭찬하며 남편은 봉투를 하나 꺼냈다. 그것은 장관의 파티에 초대하는 초대장이다. 그녀는 이 초대장을 보자 우울했다. 남편은 아무나 가지 못하는 곳에 자신이 그래도 힘을 써서 받아온 초대장이라 그녀가 좋아할 줄 알았다.

 

그녀는 화려하게 치장하고 올 손님들을 생각하며 자신이 너무 초라해서 갈 수 없다고 한다. 남편은 그녀에게 얼마면 그래도 괜찮은 옷을 장만할 수 있는지 묻는데, 그녀는 그가 최대한 놀라지 않을 금액을 말한다. 그 금액은 남편이 여름에 친구들과 사냥을 나가기 위한 총을 구입하려고 저축해놓은 금액이다.

 

 

남편은 아내가 장관의 초대에 갈 수 있도록 돈을 준다. 그녀는 최대한 자신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옷을 장만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파티에 가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자신의 몸에 붙일 장신구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란다.

 

남편은 보석은 없지만, 생화를 꽂으면 어떻겠냐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초라한 모습으로는 가기 싫다.  남편은 그녀의 수도원 여학교 친구를 생각해내고 그녀라면 장신구를 빌려줄 수 있을 테니 그녀에게 부탁해보라고 한다.

 

그녀는 친구에게 몸을 치장할 보석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여러 보석을 보다가 까만 공단 박스에 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발견하고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그것을 빌려온다.

 

화려한 목걸이

 

드디어, 파티날 그녀는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우아했다. 그녀를 보는 귀족들은 그녀에게 눈을 뗄 수 없었고, 그녀와 춤을 추기 원했다. 장관마저도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한껏 부풀어서 그 파티를 유감없이 즐겼다. 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며 쏟아지는 찬사에 그녀는 행복했다.

 

늦은 저녁, 파티가 끝나고 남편과 집에 돌아왔는데, 목이 허전하다. 아..... 목걸이가 없어졌다. 타고 온 마차에 떨어뜨렸나, 길에서 잃어버렸나.... 참으로 난감하다. 엄청 비싼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린 것이다.

 

남편은 온갖 곳을 다니며 목걸이를 찾았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까만 공단 상자를 가지고 보석을 파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비슷한 목걸이를 수소문했다. 마침내 비슷한 목걸이를 발견했는데, 3만 4천 프랑이란다. 

 

 

남편은 아버지의 유산 1만 8천불과 나머지는 아는 사람들에게 빚을 얻어서 그 목걸이를 샀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갖다 줬다. 친구는 왜 이렇게 늦게 돌려주냐고 하면서 핀잔을 주었다.

 

그들은 이제 그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고, 작은 다락방으로 이사했다. 하녀도 내보내고 마띨드는 손수 밥을 하고 살림을 했다. 그의 남편은 일을 마치고, 여분의 일을 가지고 와서 집에서도 일했다. 그들은 그 빚을 갚느라고 손이 부르트도록 일했다. 마침내, 10년 후 그들은 모든 빚을 갚았다.

 

어느 날, 그녀가 거리에서 예전에 자기에게 목걸이를 빌려준 친구를 만났다. 이젠 빚도 다 갚았으니, 이야기를 해도 되겠다 싶어서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가 빌려준 목걸이 때문에 나는 이지경이 되도록 10년 동안 고생하며 일만 했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폭삭 늙었다고.....

 

그 친구는 놀라며 말했다.  그 목걸이는 500프랑 정도 밖에 안되는 가짜 목걸이였다고. 

 

목걸이를 읽고....

 

허영에 가득찬 여자가 자신의 처지를 잊고, 그 허영을 한껏 부려보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다. 아마 모파상은 그런 허영에 찬 여자를 비판하며 이 글을 썼다고 본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참으로 안타까웠다. 마띨드가 자신의 가난한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갖지 못한 것에 갈망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네 인생 같다.

 

그녀는 우아하고 아름답게 살기를 갈망했다. 하지만, 현실은 낡은 집에서 수수한 옷을 입고 전혀 우아하지 못한 삶이다. 그녀는 상류층의 여자들이 아름다운 옷과 반짝이는 보석을 하고, 사람들의 찬사와 주목받는 것을 보며 속이 상했다. 

 

그녀의 외모는 꽤 준수했던 것 같다. 더 못나고 형편없는 여자도 저렇게 치장을 하고 좋은 곳으로 결혼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부러웠을까.

 

그래서일까, 그녀의 남편이 장관의 초대장을 가지고 왔을 때, 그녀는 일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의 목걸이를 빌렸던 것이다.

 

 

 

 

파티에서 그녀는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정말 좋은 집에서 태어났더라면, 그녀는 항상 우아하고 아름답게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가난한 여자다. 가난한 여자가 하룻밤 파티를 끝내고 처참하게 나락으로 떨어진 이야기다.

 

모파상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녀가 누린 하룻밤의 영광치고는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하룻밤 장관의 파티에서 자신의 처지를 거스르는 화려한 시간을 보냈다고, 10년이나 대가를 치른다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 

 

나는 그녀가 허영심만 있고, 책임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좀 비난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친구에게 빌린 목걸이를 어떻게 해서든 구해서 돌려주고, 그 빚을 갚느라고 10년을 열심히 일했다. 보통, 그렇게 허영에 찬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에 성실하지 않다. 그녀는 화려한 삶을 갈망했지만, 자신의 실수에 책임을 졌다.

 

하룻밤, 화려하게 살고 10년을 고생하다니! 그녀에게 너무 가혹한 형벌이다. 신은 그녀에게 아름다움과 화려함에 대한 욕망만 주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그것을 갈망한 대가로 10년이나 처절하게 살게 했다. 너무 불공평한 세상이다. 내 생각으로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어도 그녀의 삶은 충분히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한편으로, 그녀는 그 10년의 삶을 살면서 인생의 의미를 더 깨우쳤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부러워 갈망만 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져서 인생의 쓰디쓴 맛을 보았다. 더 이상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은 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을까? 그렇게 다짐했어도 그녀가 가엾다. 이래저래 고통의 시간이다.

 

처음부터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흑수저 인생들은 그들의 화려함을 보기만 해야 한다. 현세상은 실시간으로 금수저의 자랑질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예전엔 밖을 나가야만 그들을 보았지만, 지금은 핸드폰이 온통 화려한 성공을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띨드와 같은가?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다르다. 이상은 화려하게 성공한 인생인데, 현실은 초라한 모습일 따름이다. 화려한 욕망을 누루고,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다 비우고 살면 평안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