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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

오늘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어야지. 난 그냥 짜장 보다 간짜장의 좋다. 좀 일찍 집을 나왔다. 아침을 안 먹었기 때문에 점심을 빨리 먹고 싶어서 중국집을 갔는데,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한다. 11시에 오픈이란다. 너무 일찍 나왔네. 그래서 도서관을 먼저 갔다. 읽은 책을 반납하고 다시 책을 3권 빌려서 나오니  얼추 11시다. 

 

다시 중국집으로 갔다. 딱 한 번 시켜먹은 집이 그럭저럭 먹을 만해서 직접 가서 먹고 싶었다. 간짜장을 시키고 잠시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몇 사람이 들어오고 시끌벅적 점심 식당 분위기가 난다. 이걸 다 먹으면 속이 부대낄 테니, 면은 조금 덜어내고 간짜장 소스를 부어서 비볐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들어있는 돼지고기가 마치 나무껍질을 씹는 것 같다. 아무리 씹어도 넘어가지 않는다. 너무 늙은 고기를 쓰는 듯하다. 아쉽다. 조금 좋은 고기를 쓰면 좋을 텐데.... 고기는 다 남기고 양파만 먹었다. 

 

오는 길에 길가 트럭에서 여러 야채를 팔고 있다. 아주머니들이 이것저것 사가신다. 나도 가봐야겠다. 보아하니 얼갈이가 된장국을 끓이면 좋을 것 같다. 두 근에 3000원 이란다. 오늘 저녁은 얼갈이 배춧국이다. 얼갈이를  사고 집으로 왔다.  좀 쉬었다가 얼갈이를 미리 데쳐놓았다. 그냥 국을 끓여도 되지만 데치면 국을 끓일 때 더 부드럽고, 나머지는 보관하기도 좋다. 이렇게 시간은 간다. 별로 한 일도 없이 오늘 하루가 가는구나.

 

아이들과 소통/아이들의 말 들어주기

 

잠시 인터넷을 보고 있으니, 딸이 전화를 했다. 며칠 전 전화하면서 맨날 나만 전화한다고 서운한 듯 한마디 했더니 전화를 한 것 같다. 아니다. 할 말이 있단다. 지금 여러 가지 갈등이 생겨서 의논하고픈 마음이란다. 엄마가 공감능력이 없고,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소리 들었던 터라 될 수 있으면 좋게 말하려고 노력한다. 말을 이쁘게 하는 책이라도 읽어야 할까 보다. 나는 늘 팩트만 이야기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해서 아이들이 싫어한다. 좀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엄마다.

 

아이들은 그냥 들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냥 어딘가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오늘은 그래도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오은영의 화해라는 책도 읽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아이들에게 좀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다. 들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부모로서 아이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것,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다. 그냥 잘 들어주면 되는데, 우리는 알량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잔소리를 하려는 본성이 있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아이들은 이미 자기 안에 해결방법을 가지고 있다. 다만 부모의 응원과 지지를 받길 바라는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의 문제를 일일이 해결하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하도록 조금 뒤에 물러서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또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봐야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키운다.  자기 인생을 이젠 스스로 살아내야 한다.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을 믿고 물러나 있어야 한다. 나도 부모 노릇이 처음이라 자주 실수를 한다. 내가 아이들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것을 이젠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과 소통하며 특별한 하루가 되다

 

아이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니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다. 자기 이야기를 잘 안 하는 데, 이렇게 먼저 이야기를 꺼내니 오래간만에 부모가 된 기분이다.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요즘 좀 멀어진 기분이었는데, 오늘은 가까이 있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짝사랑인가 보다. 부모란 자식을 보면 좋고, 자식이 의논하면 정말 괜히 힘이 난다. 아이들이 아직 나를 부모로 인정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아무 일 없이 그냥 사는 하루였는데, 아이들과 소통하니 특별해졌다. 나의 삶이 이젠 별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이들은 날 행복하게 해 준다. 아이들의 목소리에 난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이들은 부모를 기쁘게 하는 특별한 존재이다. 나의 아이들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 살고 싶다. 인생이 별거 있나, 이렇게 자식이랑 얘기하며 살면 되는 거지.

 

 

함께 뛰어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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