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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보내준 냉이
친구가 보내준 냉이

 

친구가 냉이를 보냈다. 고맙다 친구야!

 

 

친구가 냉이를 보냈다. 극구 사양했지만, 기어코 냉이 한 박스를 보냈다. 그녀는 요즘 냉이 캐느라 책도 안 읽고 냉이 사랑에 푹 빠져 있었다. 통화를 할 때마다 냉이 캐고 왔다고 했다. 냉이가 자꾸 친구를 부르나 보다. 그렇게 해서 냉이가 우리 집까지 왔다.  작년엔 망초대나물에 빠져서 그 나물을 보냈었는데, 올해는 냉이를 이렇게 많이 보내왔다. 올봄 친구는 봄을 들판에서 보냈다. 그녀가 모자를 눌러쓰고, 그녀 특유의 차림으로 들판에서 고개 숙여 냉이를 캐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시골 살이가 점점 더 익숙해지는 모양새다.

 

 

 

오늘 전화로 냉이 된장국 맛있게 끓여 먹었다고 했다. 정말 맛있었다. 친구가 보내준 냉이라서 그런지 더 향긋하니 맛있었다. 마트에서 파는 냉이는 뿌리가 아주 두툼하고 크던데, 친구의 냉이는 작고 앙증맞았다. 이것을 캐서 다듬었을 것을 생각하니 고맙기 그지없다.

 

 

 

함께 늙어가며 오래오래 건강하자고 서로를 격려한다. 나의 위가 안좋은 것을 아는 친구는 냉이가 위에 좋다는 소릴 듣고 더 나에게 이걸 보내고 싶었나 보다. 냉이에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가 풍부해서 몸에도 좋고, 봄에 기력을 돋우는데 아주 좋은 음식이란다. 그래서 사람들은 냉이를 봄철 인삼이라고 말하나 보다.

 

소금물에 데친 냉이
소금물에 데친 냉이

냉이를 받아서 씻고 끓는 물에 소금 한 스푼을 넣고 데쳤다. 이렇게 데쳐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양이 많아서 몇 개로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가끔 냉이된장국이 생각날 때 해 먹어야겠다. 냉이는 원래 가을에 씨를 뿌리고 겨울 내내 땅속에 있다가 봄이 되면 나오는 식물이다.  냉이는 땅속에서 추위를 견디고 살아남아 더 강한 식물이다. 조상들이  이 식물을 알아보고 식용으로 했다는 것이 지혜롭다.

 

 

 

친구야! 고맙다. 이렇게 날 생각해서 냉이를 보내주어서. 네가 냉이를 캐고, 다듬고, 우체국에 가서 이 냉이를 부치면서 날 생각해 줬다는 것이 정말 좋구나. 나는 네게 해준 것도 없는데, 번번이 넌 내게 정말 다정하구나. 언제나 나를 칭찬해 주고 응원해 줘서 고맙다. 내가 힘들 때마다 너에게 이야기하면서 위로받은 많은 시간을 기억한다. 좀 더 가깝게 살면 더 좋을 텐데.... 그래도 요즘 전화를 자주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네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행복하길 바라. 오늘은 너의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며 나도 너에게 따뜻하기로  다짐한다.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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